안녕하세요? 요즘 럭셔리 패션계의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이 있어 소개해요. 어쩌면 이건 패션을 디렉팅하는 새로운 방법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또 어떤 면에선 이것이 옳은가?라는 반문을 하게 만들죠. 그러나 지금 이순간 통하는 전략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반칙일까, 전략일까, 전력이라면 우리가 응용할 만한 부분이 있을까 한번 생각해볼까요?
며칠 전 대서특필된 이야기에요. 작년 10월에 멜라니아 트럼프가 돌체 앤 가바나 (Dolce & Gabbana)를 버리고 왠 녹색 셔츠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적이 있어요. 바로 이 옷이에요.
그런데 이옷이 작년에 화제가 된 게 아니고, 그 뒤에 화제가 됐어요. 이 옷은 누가 디자인한 거냐면, 전 영국 총리 제임스카메론의 부인인 사만다 카메론 (Samantha Cameron)이 지난해 2월 런칭한 Cefinn이란 브랜드옷이었어요. 295 파운드짜리 그린색셔츠 브랜드였죠. 이 드레스는 멜라니아 트럼프 덕에 모든 사이즈로 매진되는 기염을 토해요.
그런데 이 오래된 몇달 전 뉴스가 요즘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답니다. 왜냐하면 Cefinn 브랜드의 투자 내용이 조금씩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브랜드는 초기에 77만파운드의 투자를 받았다고 해요. 투자자 중 한 명은 사만다 카메론의 전 직장상사이자 남편의 이튼 컬리지 동문인 Mark Esiri였어요. 그리고 멜라니아 트럼프가 이 드레스를 입었단 소식이 전해지고, 저 그린 드레스가 매진되면서 추가 40만 달러의 투자가 들어옵니다. 단, 투자자는 알려지지 않았어요.
사만다 카메론은 Mart Esiri가 운영하는 Smithson 이란 문구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어요. 즉, 디자인감각이 있는 여성이었죠. 사실 총리부인 시절부터 런던 디자이너들 옷을 자주 입어 화제가 되었던 인물인데, 남편이 은퇴하고 자기 브랜드를 런칭한 거에요.
이 부분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게, 그녀가 전 총리부인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하는 게 타당한가 하는 문제 때문이랍니다. 이와 비슷한 문제가 바로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거든요.
미국은 트럼프의 딸 이반카 트럼프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Ivanka Trumph란 의류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트럼프가 당선되기 전부터 이반카 트럼프는 공식석상에는 늘 자기 브랜드 옷을 입고 나타났고, 그 뒤 SNS에는 또 황당하게 이 옷을 어디 가면 살 수 있다는 링크까지 남겨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이죠.

이후 비판이 짙어지자, 한 때 이반카 트럼프 운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듯 했어요. 그러나 트럼프가 당선되고, 그녀는 다시금 자기 브랜드의 ‘걸어다니는 모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답니다. 작년 12월까지 자신의 브랜드의 스웨터 드레스를 입고 다녀 이 옷이 메이시 백화점에서 매진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었죠.

지금 이반카의 이런 행동이 공무원의 윤리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지 조사해야 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요. 공적인 지위를 이용해 공익이 아닌 사익을 채우고 있다는 지적이죠.
이반카와 사만다의 행동이 옳은 것인지는 둘째치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그녀들을 마케팅의 천재라고들 부르고 있어요. 아는 인맥과 환경을 총 동원에서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고 있으니까요. 최근들어 연예인 마케팅이 시들해지면서, 의외로 새로운 분야들의 셀럽이 패션에 중요하게 부상하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면 조지 클루니의 부인인 아말클루니(인권변호사)나 시진핑의 부인인 펑리위안 같은 사회적 파워가 있는 여성들이 이상적 모델로 떠오르는 경향이 생겼달까요? 여성복 브랜들에서는 이제 탈연예인 시각이 필요해진 듯합니다. 요는 ‘파워우먼을 잡아라’ 시대가 온다는 거죠.
이런 부분은 의류 협찬이 그동안 무분별하게 연예인 위주로 흘러왔던 우리의 현실을 생각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답니다. 실제로 최근들어 종편이나 케이블에 등장하는 연예인에 협찬을 해봐야 그다지 성과가 없었다란 얘기가 쏟아지고 있어요. 협찬 해주려는 기업은 많고, 시청률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정치적인 협찬은 매우 민감한 문제에요. 잘못하면 된서리를 맞을 수도 있고, 그러나 잘 할경우 뜻밖의 호재를 만날 수도 있기에 지켜보아야 하는 부분인데요. 이런 대부분의 협찬이 별탈없이 흘러가는 이유는 실제 브랜드가 착장자와 맺고 있는 ‘네트워크’때문이랍니다. 즉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 홍보하려 빌려줬고 입었다,라는 스토리보다는 멜라니아와 카메론의 친분이 과시될 때, 혹은 멜라니아가 카메론의 디자인을 인정한 뉘앙스로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효과가 큰 마케잉이에요.
제 개인적으론 이반카가 저러는 건 반칙같아요. 카메론은..은퇴했으니 잠자코 살라고 하기엔 그녀의 능력이 아까와서 인정해줄 수 있을 거 같구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내일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